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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아미 오브 더 데드> 리뷰 / 케이퍼 무비인가 좀비 무비인가

작가 이스윽 2021. 5. 31. 12:32

아미 오브 더 데드 포스터

연출 및 출연

연출: 잭 스나이더

<새벽의 저주>(04) 이후 좀비 영화로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새벽의 저주>는 대표적인 좀비물로 인상 깊게 본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 외 영화는 재밌게 본 영화가 없으므로 볼까 말까 고민하게 했던 이유 중 하나.

 

출연 :데이브 바티스타 외

데이브 바티스타는 wwe 프로레슬러 출신으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드랙스 역할로 알려져 있는 배우가 출연했다. wwe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바티스타는 꼭 성공하길 바란다. 안경을 쓰고 나오는데, 레슬러 이미지와 드랙스의 이미지를 벗어나고자 하는 설정으로 보인다. 그리고 안경에 줄을 매달아 쓰는데 마치 우리가 사용하는 마스크 줄과 연관되어 같이 보이기도 한다. 딸을 생각하는 덩치 큰 아버지로 나온다.

 

좀비의 특성

기존에 우리가 봐왔던 좀비의 특징은 크게 사고하지 않는다는 점. 그저 물고 뜯기에만 집중하는 느릿느릿한 좀비만 봤다. 그러나 <아미 오브 더 데드>에서의 좀비는 기존의 좀비와 차이가 있다. 첫째, 좀비에게 감정이 있다. 제우스는 여왕 좀비의 배에 잉태된 2세 좀비에 대해 애착을 가지고 있다. 좀비가 자기 아이에 대해 사랑을 보이는 장면을 보며 좀비로부터 현재 애아빠인 나는 조금 다른 감정을 느꼈다. 또한 분노를 느낀다. 자신의 처를 잃은 제우스가 눈물을 흘리거나 복수를 결심하는 모습에서 오히려 더 인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제우스는 지능이 있다. 자신의 머리가 터지면 죽는다는 것을 인지하고 마스크를 만들어 자신의 머리를 보호한다. 머리를 쓰는 좀비를 보니 세상에 맞추어 발전하는 좀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둘째, 좀비에도 등급이 있다. 제우스와 여왕 좀비가 있고 그 밑에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알파 좀비가 있고 그 밑에 우리가 알고 있는 어기적 좀비 이렇게 세 단계로 좀비가 나뉘어 있다. 이 또한 사회를 구성하여 생활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좀비가 되어서도 다를 바가 없다. 제우스를 필두로 모인다. 군집생활을 하는 모습이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의 모습과 닮아있다. (그리고 좀비의 우두머리 제우스가 사는 건물의 이름은 올림푸스’)

<아미 오브 더 데드>에 나오는 좀비는 인간과 닮은 모습을 보이는 어떤 존재라고 정리할 수 있다.

 

동물이 좀비가 된다면?

좀비가 된 말과 좀비 호랑이가 나온다. 제우스는 좀비가 된 말을 타고 기동성 있게 다닌다. 마치 <혹성탈출> 시저가 말을 타고 다니는 모습과 흡사하다. 다른 동물을 부린다는 얘기는 다른 동물과 다르며 그들의 상위 존재로 보인다. 배고픔만 느끼던 좀비의 모습에서 진화된 모습의 좀비를 볼 수 있고, 인간 이외의 다른 동물이 좀비가 되면 어떨까 라는 상상을 충분히 메꾸어주고도 남는 시각화였다고 생각한다. 말은 실제 있는 말에 근육과 뼈가 보이는 의상을 덧입혀서 촬영을 한 것이고, 좀비 호랑이의 경우는 컴퓨터로 제작하여 사실감을 더했다.

 

발암유발 캐릭터로 욕 오지게 먹는 딸. 출처:네이버 영화

 

좀비 영화를 가장한 케이퍼 무비

좀비 영화 장르와 케이퍼 무비의 장르의 특성이 결합되어 있다.

케이퍼 무비란 무언가를 강탈 또는 절도 행위를 하는 모습과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는 영화다. <오션스 일레븐>과 같은 영화가 알맞은 예시라 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에 금고를 털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각 역할에 맞는 구성원을 모아 계획을 실행하는데 <아미 오브 더 데드>에서는 금고를 지키는 대상이 경찰이 아니라 좀비라는 설정이다.

이렇게 장르와 장르의 결합으로 신선함을 주는 대신 영화를 본 많은 사람이 아쉬워하는 점은 기존의 좀비 영화의 공식을 크게 벗어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진부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한 번의 전투에 한 명의 구성원을 잃는 그 공식은 이상하게 안타까움이나 아쉬움을 남기지 않으며 몰입하지 못하고 멀리 떨어져 보았다. 아마 많이 봐오던 장면이기 때문에 그러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리고 인물이 돈에 대한 강한 집착과 목적을 가져야 하는 정당성을 더 부여하면 어땠을까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도 있다.

 

아이콘

통상적으로 영화 읽기에서 이란 아이콘은 남성의 성기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총은 남성의 성기의 모양과 흡사하고 영화 내에서 총을 사용해온 주체가 주로 남성이었기 때문에 그러하다. <아미 오브 더 데드>에서 경비대원이 잠시 총을 빌려달라고 하는 코요테에게 음흉한 눈길과 함께 자신의 총을 코요테에게 넘긴다. 코요테가 자신의 총으로 분명 쏠 수 있었다. 하지만 굳이 총을 빌려 경비대원의 총으로 제물을 바친다. 이는 수용소에서 여성을 강간해 왔던 경비대원이 성기를 상징하는 자신의 총으로 좀비(죽음)의 길을 맞이하는 벌 받는 과정이라 보인다.

 

촬영과 컴퓨터 효과, 분장

조리개를 건드리지 않고 촬영하여 피사 계심도가 얕게 나와 인물의 표정에 집중할 수 있다. 촬영감독 출신인 잭 스나이더 감독이 실제로 촬영을 직접 했다고도 한다. 노란 사막에서 창백한 좀비들이 뛰어다니는 장면은 흥미로웠다. 또한 모션 캡처 등의 방법을 통해 좀비의 움직임을 복사하여 많은 좀비를 만든다. 신기하다. 10명의 좀비로 몇 만의 좀비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기술. 그리고 메이킹 필름에서는 어떤 기술로 카메라로 찍지 않고 배우의 몸에 센서를 부착한 것만으로 장면이 만들어지는 기술을 보여주었다. 예전엔 배우의 움직임을 촬영하고 덧대는 형식이었는데, 이제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이제는 무서울 정도다. 컴퓨터를 통해 좀비로부터 훼손된 라스베이거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정리

좀비와 바이러스. 둘 다 전염된다는 점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에 있는 코로나와 영화의 좀비가 비교되며 보였다. 영화에선 도시를 봉쇄하고 라스베이거스에 핵을 날리며 좀비와의 전쟁을 마무리 짓는 듯 보이지만, 현실에서 코로나와의 전쟁은 현재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다.

잔인한 장면을 보기 어려워하는 사람은 영화가 조금 불편할 수 있으며 피가 튀고 총을 쏘고 좀비를 잡는 것에서 시원함을 느끼는 분들은 그럭저럭 볼 수 있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