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때 문법이 있듯, 말을 할 때 어법이 있듯, 영상을 찍을 때도 영상의 문법이 있다.
영화는 스크린에 담겨있는 이미지를 통해 관객과 소통한다.
영화가 말하는 방식을 알면 연출이 의도했던 말과 메시지를 이해하기 쉽다.
영상 문법에 가장 기초는 프레임(frame)이다.
프레임은 우리나라 말로 틀로 해석하고, 한 장의 사진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러한 한장의 사진이 1초에 24장, 혹은 30여장 정도가 빠르게 넘어가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프레임의 가장 큰 기능 중 하나는 영화에 나올 것과, 나오지 않을 것의 기준과 경계가 된다.
프레임을 기준으로 바깥에 있는 것은 보이지 않으며 추측할 수 있는 영화 외(外)세계 혹은 내재적 세계를, 안에 있는 것은 우리 눈에 보이는 영화 내(內)세계가 된다.
예를 들면 엄마가 부엌에서 요리하는 장면이 나온다. 전화기 소리가 들린다. 엄마가 전화기가 있는 뒤를 돌아본다.
전화기는 프레임 안에서 보여주는 영화세상 저 집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관객이 믿는다. 전화기가 등장하지 않아도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
따라서 영화의 세계관과 플롯 등 연출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을 보일 수 있게 틀 안에 넣었을 것이고, 비교적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신경 쓰지 않게끔 바깥에 있을 것이다. 프레임이 일정한 기준이 되기 때문에 추후 다음 글에서 언급할 미장센과도 연결이 되는데 이 프레임 안에 들어있는 모든 요소(구도, 배우, 조명, 밝기, 소품, 의상, 세트 등)는 의도되고 설정되어 만들어진 세계로 바라봐야 한다.
스크린이 하나의 프레임이 될 수도 있다. 스크린은 3차원적 세계를 2차원 평면으로 만들어 보여주는 흰 막이다. 이 스크린을 기준으로 영화 내 세계와 현실세계가 구분지어진다.
검은 공간 속에서 유유히 빛이 나오고 있는 스크린을 보자면 어떤 때는 평온했다가, 어떤 때는 웅장했다가, 겁이 나기도하고, 웃기기도한다. 나에게 깨달음을 주고 여러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스크린을 보자면 저 하얀 막 안이 현실세계보다 더 많은 것들을 무한하게 담고 있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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