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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2021년 상반기 최고의 유머(feat. 종로 맛집 강원도집)

작가 이스윽 2021. 3. 25. 22:14

강원도집 간판

오늘은 공연, 영화 이야기를 잠시 떠나 직장동료로부터 들은 재밌는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직장동료 A가 중 3때부터 지금까지 약 20년간 다닌 순댓국 맛집이 종로에 있다고 한다.

그 가게의 이름은 '강원도집'. 워낙 오래된 맛집이고, 종로에 있다보니 어르신들이 주고객인 식당이라고한다.

A는 사는게 힘이 들때면 종종 그곳에 혼자가서 순댓국 1그릇과 수육 그리고 소주 2병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푼다고 했다.

며칠전 그곳에 방문했고 여전히 노인분들로 가게는 북적였다고 한다. 혼자 구석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넷플릭스로 미드를 보면서 조용히 소주와 밥을 먹고 있는데, 때마침 지인한테 전화가 왔다고 한다.

 

"포기하면 어떡해. 이제와서 그렇게 하면 지금까지 달려온 길이 뭐가 되는거야. 조금만 버텨봐." 하는 일이 힘이 들어서 포기하려고 하는 지인에게 A는 힘을 주었다. 

"아니라니까. 끝까지 가봐야지. 왜 이제와서 이러는건데" A는 지인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

술을 마신 채 흥분한 A는 큰 목소리로 "야,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씹어야지."

 

 

 

순간 그 시끄럽던 매장이 쥐죽은듯 2초간 정적이 흐르며 모든 어르신들이 자기를 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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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로부터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

 

"야, 내가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흥분을 가라앉힌 A는 민망한듯 조용히 전화를 끊었다고한다. 그리고 그 공간에 있는 듯 없는 듯 먼지처럼 먹고 바람처럼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고 한다.


이 없는 노인분들 가운데서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드립을 날릴 수 있는 패기는 어디서 나온걸까. 술마셔서 주위 인지 감각 능력이 떨어졌던건가. 이야기를 들으며 상황을 상상하니 웃지 않을 수 없었다. 

희극의 원리에 대해서 나중에 시간이 되면 포스팅을 할 의향이 있다. 어떻게 웃음이 만들어지는지, 사람은 왜 웃는지에 대한 앞선 세대의 사람들이 정리한 이야기를 다시금 공부하고 보충한뒤 올리려 준비하고 있다.

 

어쨌든, 항상 말을 할 땐 장소와 때와 상황을 고려해서 해야한다는 가르침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재미있는 에피소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