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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습관에 대하여 2 (feat. 교조증, 손톱물어뜯기)

작가 이스윽 2021. 3. 28. 22:01

습관에 대하여 2

 

2월 22일 습관에 대해 포스팅을 했다.

2021.02.22 - [Essay] - 정신적 습관에 대하여

 

정신적 습관에 대하여

아내를 따라 나도 티스토리를 시작하겠다고 다짐하고나서 쓰는 두번째 글이다. 욕심같아선 1일 1포스팅을 하고 싶으나, 얼마나 퀄리티 있으며 내가 만족할 만한 글이 나올지 모르므로 최대한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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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포스팅에 이어 다시 습관에 대해 글을 쓰고 싶어졌다.


나에게는 정말 고치고 싶은 습관이 하나 있다.

교조증. 쉽게 말해 손톱을 물어뜯는 증상이다. 교조증이란 단어도 이번에 포스팅을 하며 처음 알게 되었다.

 

출처 구글 이미지(코코네)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언제부터 나에게 생겼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초등학생 때였을텐데 친구가 손톱을 뜯는 걸 본 적이있다. 그리고 그걸 보고 배웠다. 흡연자들은 학창시절 자신에게 담배 알려준 친구를 그렇게 원망한다는데, 나는 나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준 친구가 원망스럽다. 그런 모습을 보지 않았다면 나에게 이 습관은 생기지 않았을텐데.

습관이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엉망이 된 손톱을 아버지에게 걸린 적이 있다. 그때 아버지가 손톱이 왜 이 모양이냐며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줬다. 나의 손톱이 부끄러워졌다. 그 이후 고쳐야겠다고 여러번 마음먹고 몇 주동안 잘 기르기도 했지만, 손톱을 뜯은지 어언 20년이 넘었다.

 

교조증의 원인은 심리적 불안감이나 집중, 고민 등으로 다양하다고 하는데 나는 주로 집중할 때 많이 벌어진다. 특히 공부할 때나 글을 쓸 때 자주 나타난다. '오늘은 뭘 쓸까?' '어떻게 쓰지?' 고민하다 보면 한 손에 멀쩡하던 손톱 세 개 정도는 날아가고 없다. 요즘엔 1일 1포스팅을 한다고 계속 글을 쓰다보니 손톱이 남아나질 않는다. 

 

손톱이 짧거나 없으면 살면서 단점이 많다.

첫째, 위생적이지 못하다. 아무래도 균이 득실한 손을 입에 직접 가져다대니 위생적일리 없다. 가끔 뜯은 부위가 너무 많으면 손톱주변 피부가 벗겨지며 피가 나기도 한다. 쓰라린 통증을 수반하며 그곳에도 세균 감염이 생길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둘째, 손톱이 단정치 못하다. 치아로 손톱을 부시니 손톱의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깔끔하지 않다.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이 흉하거나 징그러워 보일 수 있다. 그래서 남에게 내 손을 보여주는 것이 항상 창피하다.

셋째, 캔 뚜껑따기, 비닐봉지 묶기, 등 긁기가 어렵다. 손톱이 짧다보니 캔뚜껑을 따는게 힘들다. 그리고 비닐봉지나 풍선 묶기 같은 것도 다른 사람에 비해 많이 느리다. 제일 답답할 때는 등을 긁어도 시원함이 크게 없다.

 

 

 

교조증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알았으면 이미 고쳤겠지)

- 의식과 노력이 아닐까 싶다. 손톱을 물어뜯지 않겠다고 독하게 마음 먹고나면 손톱을 뜯을만한 익숙한 환경 자체를 만들지 않으면 될 것이다. 근데 독서나 글 쓰기를 안 할 수 없으니, 할 때 내가 손을 입에 가져다 대는지 반드시 의식을 수반해야 할 것이다. 의식했으면 물지 않겠다는 의지와 노력으로 버릇을 바꿀 수 있다.

이렇게 66일 하면 바뀐다고 하더라.

 

 

글을 쓰면서 나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다. 다시금 좋지않은 나의 손톱과 바람직하지 못한 나의 버릇을 돌이켜생각했다.

그리고 70살이 된 나의 모습을 상상했다. 훗날 손자 앞에서 손톱 물어뜯고 있는 70살 할아버지로 보이기는 너무 싫다.

 

이제 더이상 입으로 손톱을 물어 뜯는 일은 없다. 방금 마음 먹었다. 마음 먹었으면 의지를 갖고 반드시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