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러분들과 이야기하고자 하는 음식과 예술, 먹는 즐거움입니다.
얼마 전까지 먹는 즐거움은 저의 삶에 그다지 중요한 키워드는 아니었습니다.
맛을 통해 느끼는 흥미와 즐거움보다는 배고픔을 지운다는 개념이 강했습니다.
살기 위해서 때가 되면 밥을 먹을 뿐이지 음식의 질은 크게 따지지 않았습니다.
나아가 이 음식은 맛있네 맛없네 평가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뭔데 평가질이지? 그냥 주는 대로 먹지'
맛있는 걸 먹겠다고 두 세시간씩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사람들을 보면서는 이렇게 생각했고요.
'왜 저럴까? 시간이 진짜 남아도는구나. 부럽다.'
그런데 먹는 즐거움에 대해 생각이 바뀐 사건이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운영하는 식당은 점심 단가가 싸서 싼 맛에 먹었습니다. 저는 먹을만했지만 동료들은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하나둘씩 살 뺀다며, 돈을 아낀다며 각각의 이유로 도시락을 챙겨 오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다 얼마 전 회사에서 점심밥을 만드는 업체가 바뀌었습니다.
가격이 조금 오른 걸 확인하고 맘속으로
'내 피 같은 돈 더 뺏어가서 얼마나 잘 만드나 보자.' 이렇게 생각을 했더랬지 말입니다.
첫날이라 그런지 신경 써서 이쁘게 만든 거 같더군요.
'훗, 겨우 이 정도로'
식판에 밥을 받아 테이블에 앉아서 밥을 먹는 순간
美味...
너무 맛있었습니다. 한 숟갈 두 숟갈 먹다 보니 어느 순간 다 먹은 저를 발견했습니다.
맛있는 거 잘 먹으면 비싼 음식을 먹어도 전혀 아깝지 않은 그 느낌. 그 느낌을 주말 어느 맛집 식당에서 찾은 게 아니라 제 일상 속에 식당에서 찾게 되었습니다.
다음 날이 되자 점심 먹기 한 시간 전부터 문득
'오늘은 무슨 메뉴가 나오려나?' 생각하는 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날도 저는 다 먹었습니다.
맛있다는 게 소문이 났는지 도시락 싸오던 동료들이 다시 식당으로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많아지니 조용하던 식당이 조금씩 말소리가 들려옵니다.
맛있는 걸 먹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옆사람이 보이고 여유가 생깁니다.
오늘은 무엇이 나올지 궁금하고 하루가 기대가 됩니다.
좋은 연극을 한편 본 뒤 내 삶의 양식이 바뀌듯, 일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맛있는 것, 좋은 음식, 맛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구와 욕망이 너무 자연스러운 본능이자 충동이란 걸 몸으로 배웠습니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은 좋은 음악을 한 곡, 좋은 연극을 한 편 본 것과 다름없는 예술활동입니다.
인간의 눈으로 보여주고, 지글지글 소리에, 코로 후각을 자극하고, 맛으로 다가옵니다. 이렇게 오감을 통해 다가오는 감동을 선사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음악과 미술, 연극, 영화가 주지 못하는 미각이라는 새로운 감각을 통해 훨씬 더 확장된 감각으로 예술을 선사합니다.
심지어 마음만 먹으면 연극은 안 볼 수 있고, 음악은 안 들을 수 있지만 음식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먹어야 합니다.
맛있는 요리는 사람들에게 일상 속에서 매일 다른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할 수 있습니다.
맛을 추구하는 자연스러운 인간의 행위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고, 저 또한 앞으로는 맛있는 음식 자주 찾아다니며 맛이 주는 감동의 바다에 푹 빠져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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