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 itv(당신 캐스터가 전용준이 었음)에서 해주던 미국 프로레슬링 wcw monday nitro를 보면서 즐거움을 찾았다. 침대를 링으로 큰 베개를 상대 삼아 혼자서 레슬링 선수들 등장할 때 나오는 theme 음악을 다운 받아 시디로 구워 혼자 방에서 등장하며 연기하였다.
책상에서 침대로 뛰면서 매트리스를 족히 3개는 날렸을 것이다.
프로레슬링을 좋아한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면 주위사람들은 짜고 치는 고스톱을 뭐하러 보고 좋아하냐고 나에게 되묻곤한다.
그럼 난 다시 그들에게 묻는다.
"연극, 영화는 짜고 치는거 아닙니까? 130Kg가 넘는 거구의 사람이 방방 날아다니는데 신기하지 않아요?"
그들은 sports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프로레슬링을 바라본다.
하지만 프로레슬링을 sports의 시선이 아니라 entertainment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다른 세상으로 다시 보인다.
누가 이기고 졌는지를 따지는 '경쟁'의 논리와 '운동선수'로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레슬러들을 서로 '합'을 맞추는 '퍼포머'로 바라보면 프로레슬링은 한 편의 공연으로 다가온다.
오늘은 유튜브 WWE 공식채널에 올라온 선수들의 등장 영상을 보면서 이야기를 해보려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XOBeyjIOpN8
위의 영상을 레슬매니아라는 PPV(페이퍼뷰)로 레슬링을 보는 사람들에게 매우 큰 행사 중 하나다.
wwe에서도 매우 신경쓰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매주 하는 RAW나 Smackdown과는 확연히 다른 퀄리티의 등장을 준비한다.
극장에서 보는 보편적인 공연의 특징은 스펙타클, 즉 볼거리로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끈다.
레슬러들의 입장은 공연의 스펙타클과 유사하다.
스펙타클로서 가장 먼저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레슬러 컨셉에 맞는 무대장치(stage), 조명(lighting)과 음악(music), 폭죽 특수효과(effect), 타이탄트론(titantron, 선수 뒤로 나오는 화면) 등 이다.
2:00분 경 숀 마이클스라는 레슬러는 로프를 타고 날아다닌다. 객석 위를 배우가 날아다닌다며 이목을 끌었던 뮤지컬 <스파이더맨>이 떠오른다. 그 효과를 wwe는 이미 1996년에 해냈다.
다음 장면은 레슬매니아 31에서 Rusev 라는 레슬러의 등장에서는 레슬러가 탱크를 타고 들어온다.
러시아 국기와 군인 컨셉의 앙상블이 나와 그의 등장을 더 화려하게 돕는다.
허나 등장을 떠나 조금 아쉬운 점은 미국 중심의 애국주의 이데올로기가 거슬린다.
레슬링은 대본이 있으며 거기에 맞추어 선역과 악역이 존재한다. 그리고 선역을 미국, 백인 중심으로 맞춰넣는 성향이 강하다. 미국편에 서있는 선역과 러시아편으로 나오는 악역으로 나눠져 대본을 진행한다. 러시아 선수로부터 미국 레슬러가 미국을 지킨다. 그리고 미국은 언제나 승리한다. 90년대 람보 같은 영화에서 나올법한 이데올로기가 간혹 등장하기도한다. 대립관계 설정에 있어 구시대적 발상을 벗어나는 것이 wwe의 가장 큰 숙제가 아닐까 싶다.
추가적으로 예를 더 들면 동양인 레슬러(미국 영주권자라 영어 잘함)는 영어를 한마디도 못 하는 컨셉으로 나온다던지, 독이나 속임수같은 전략을 써서 상대방을 홀려서 승리한다. 혹은 마샬아트에 능한 선수들을 컨셉으로 내세운다.
연기라 할 지라도 그 안에 숨어있는 정체성과 같은 부분은 조금 더 세밀하게 신경쓸 필요가 있다.
국가나 인종과 같은 부분에 대해서 wwe는 앞으로 어떻게 끌고갈런지 궁금하다.
12분 30초 경 기타리스트의 솔로로 레슬러의 등장을 예고한다. 그리고 신스케 나카무라는 라이브 음악에 맞추어 빨간 의상을 입고 움직임을 보이며 등장한다. 관중의 멜로디를 따라부는 소리와 움직임과 기타소리는 한데 어울려 엄청난 임팩트를 만든다. 퍼포먼스적으로 접근했을 때 이 영상의 부분 중 가장 흥미로운 아닌가 생각한다.
언더테이커의 관 세레모니, 로만레인지가 주먹으로 땅을 내리 칠때 터지는 폭죽, 스톤콜드 스티브 오스틴의 mtv, 마지막 구 락 현 드웨인 존슨의 화염방사기 세레모니까지 등장에서 포인트를 주는 명확이 보이며 다시 한 번 반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반할 정도로 매력적이게 영상을 보여주는 가장 큰 기술 중 하나는 카메라 전환 기술이다. 어떤 앵글로 어디서 찍어야 할지 이미 다 짜져있다. 줌으로 어디까지 땡겨야 하고, 언제 a카메라에서 b카메라로 전환할지가 정확하다.
음악, 영상, 조명, 특수효과, 카메라 무빙, 컷 전환 등 어떤 리허설 과정을 거치는지가 진짜 궁금하다. 어떻게 해야 이렇게 깔끔하게 할 수 있을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미국 wwe 경기장에 가서 직접 보고싶다. 꼭 보러 갈 것이다.(와이프는 디즈니랜드로 나는 경기장으로...) 관중으로서 선수를 향해 조롱도 해보고 환호도 해보고싶다.
프로레슬링은 스포츠로 가장한 완벽한 하나의 쇼이며 엔터테인먼트이다.
심지어 이 쇼의 배우들은 다치지 않도록 서로에게 기술을 걸고 받아주기위해 엄청나게 많은 연습을 하고 몸을 키우며 매주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순회 공연을 한다. 그리고 부상은 연출이 아니다.(실제로 누군가가 다치면 wwe 회사측에선 매우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선역의 환호와 악역의 조롱을 받으며 수 많은 관중과 카메라 앞에서 수행하는 그들을 보면 레슬러는 분명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니다.
선수를 비롯한 wwe의 많은 스태프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프로레슬링은 모두가 함께 만드는 하나의 예술이자 퍼포먼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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