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멸의 칼날: 무한 열차 편> 리뷰
4월 3일 와이프와 함께 <귀멸의 칼날>을 봤다. 관심이 없는 와이프는 당연히 시즌 1을 보지 않았고, 영화를 보기 하루 전 10분짜리 유튜브 내용 요약을 본 뒤 함께 하였다. 포스터는 12월 대개봉이라고 되어 있는데 1월부터 상영이 되었고, 현재가 4월이니 이 영화가 오랜 기간 동안 영화관에 걸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영화를 개봉하면 적자가 불 보듯 뻔하기에 찍어놓고도 못 내는 경우가 허다할 것이다. 언제쯤 영화관은 정상화가 이루어질까.
줄거리 요약은 다음과 같다. 카마도 탄지로 외 3인(젠이츠, 이노스케, 네즈코)은 렌고쿠를 도우라는 임무를 받아 함께 무한 열차에 탑승하게 된다. 열차는 혈귀가 조종하고 있었고, 혈귀는 열차에 탄 사람들에게 꿈을 꾸게 하여 정신을 놓은 사이 잡아먹으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렌고쿠와 탄지로 일행은 계획을 알아차리고 혈귀는 제거하며 200여 명의 사람을 모두 구한다. 그리고 느닷없이 나타난 혈귀의 상현(혈귀에도 계급이 있음. 귀살대에 '주'와 비슷한 능력치인 것 같음) 중 한 명이 렌고쿠와 싸우고, 결국 렌고쿠는 죽게 된다는 내용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캐릭터가 사용하는 현란한 기술들. 렌고쿠의 화염의 호흡 1형, 2형, 3형 등 시즌 1에서 보지 못 했던 다양한 기술이 화려하게 나간다. 영화 후반부엔 렌고쿠의 마지막이여서 그런지 종합 선물세트 느낌으로 기술을 구사한다. 더구나 화려한 기술을 핸드폰 액정에서 벗어나 훨씬 큰 스크린으로 보다 보니 입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눈요기에 더해져 시기와 상황에 맞는 음악은 전투신을 고조시키는데 충분했다.
내용면에선 일본 애니메이션이 자주 보여주는 근성과 용기 극기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혈귀가 설계가 행복한 꿈이란 걸 인지한 탄지로는 현실로 돌아오기 위해 꿈 속의 자신을 스스로 죽인다. 자결한다. 스스로 목을 베고, 다시 꿈에 들어가면 또 자신을 죽여 깨어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며 꿈과 현실을 오가며 혈귀를 제거하려는 탄지로의 모습을 보면서 감탄이 나왔다. 손톱 옆에 살만 조금 뜯어져도 너무 아프고, 책 종이를 넘기다가 살짝만 베여도 아픈데,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기 스스로 목을 벨 용기는 신체적, 정신적 나의 한계를 뛰어넘는 극기로 비추어진다. 비록 만화 캐릭터지만 극기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어떻게 살고 있나 반성하고 생각하게끔 만든다.
좋지 않았던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차혈귀를 죽이고 느닷없이 나타난 상현과의 전투가 길지 않았나 싶다. 기차 혈귀를 제거하고 이야기가 끝이 난 줄 알았는데, 상현이 튀어나오며 전투가 길어졌다. 이제 기술 다 봤고 지루해질 즈음이었는데 안 끝나서 미치는지 알았다.
둘째, 너무 시끄러웠다. 화면에 맞추어 성우들이 목소리에 감정을 담아 표현해주어 박진감 넘치게 장면을 보았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소리만 지르는 것처럼 느껴져 '저렇게 소리 내면 목 안 쉬나?' '너무 시끄러운데?' 일본 격투기 링 아나운서가 선수 소개할 때 쓰는 그런 특유의 일본 발성을 2시간 동안 듣자니 나중엔 거의 소음에 가까웠다.(와이프는 시끄러워서 잠도 못 자겠다고)
셋째, 나는 젠이츠를 보러 갔는데, 젠이츠의 분량이 적어 아쉬웠다. 젠이츠와 네즈코의 새로운 관계를 암시하는 젠이츠의 꿈이나, 네즈코의 리액션 샷이 나오긴 했으나, 젠이츠의 전투씬 분량이 적어 아쉬웠다. 여전히 탄지로가 젠이츠의 전투를 보지 못 한건 재밌는 점. '번개의 호흡. 1형. 벽력일섬.' 슥샥슥샥파바밧.
볼까 말까 고민한 영화. 애니를 보러 극장에 간 적은 손에 꼽지 않나 싶다. 시즌 1과 시즌 2 사이에 있는 에피소드라고 하여 보려고 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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