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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ater, Theatre, Performance 25

좋은 공연 고르는 법(feat. 연극)

주위 사람으로부터 종종 좋은 공연을 추천해달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극장에서 유행하는 영화는 광고를 많이 한다. 그래서 알고 싶지 않아도 그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나 감독에 대해 비교적 잘 알게된다. 그리고 연극에 비해 영화관은 접근성이 좋아서 자주 볼 수 있다. 영화관에 들락날락하며 부지불식간에 영화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이 생기거나 유지된다. 이러한 지식은 다시 영화관을 찾아가는데 도움을 준다. 보고자 하는 영화를 고를 때는, 감독의 예전 작품이나. 등장하는 배우, 영화 장르, 제작사 등 상대적으로 많은 요소를 기준으로 자신이 볼 영화를 선택한다. 그러나 연극 관람 경험이 적은 사람은 공연을 고를 때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좋은 연출가나, 좋은 배우, 공연의 장르 등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어떤 공연이 ..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 / 윤영선 <여행> 리뷰

오랜만에 초, 중, 고 동창을 만나면 반가움이 가장 먼저 앞선다. 그러다 5분 정도 근황을 신나게 24시간 밤샐 기세로신나게 떠들지만 이내 소리가 사라진다. 그도 나도 모두 뻘줌해지는 3초의 정적 순간이 있다. 이후 어색함을 없애고자 자연스레 과거에 있었던 사건, 에피소드를 언급하며 시간을 예전으로 돌린다. 그러면 멈추었던 입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윤영선의 은 고향 친구의 장례식을 가기위해 1박 2일 간의 여정을 다루고 있다. 서울역, 기차 안, 장례식, 화장터, 버스 안, 터미널로 크게 여섯 꼭지로 구분되어 있다. 고인이 된 경주는 삼사관출신 장교에 전역 후 사업을 하다 잘 풀리지 않고 간암을 얻어 죽음을 맞이한다. 모피회사 경영하는 만식, 어떤 회사인지 모르지만 바지 사장으로 추측되는 대철, 외..

Blanc de Blanc 공연 후기

19년 호주 시드니에 신혼여행을 갔었다. 두 사람 다 예술학도였으므로 외국에 나가서 공연을 보자고 얘기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공연 보러 갈거면 진즉에 좀 알아보고 가면 좋았을 걸 왜 그렇게 준비성 없이 갔는지 모를 일이다. 무튼 호주 시드니를 생각하면 오페라 하우스를 빼 놓을 수 없다. 오페라 하우스에서 진행하는 공연을 보자라는 생각으로 예매한 공연. Blanc de blanc. 블랑 드 블랑 이라는 공연이었다. 이거 아니면 오페라 하우스 대극장에서 진행하는 오페라 투란도트를 봐야하는 상황이었는데 둘 다 투란도트는 아니다 싶은 공통된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남은 공연을 택하게 된거다. 포스터다. 파스텔톤으로 부드럽게 처리되어 있지만 옷차림을 보면 자극적이란 걸 알 수 있다. 공연 또한 매우 자극적..

공연을 봐야 하는 이유

귀찮다. 공연보러 가기가. 비싸다. 티켓 가격이. 멀다. 공연장소가. 없다. 같이 갈 사람이. 싫다. 나오는 배우가. 사실 이미 내 마음이 공연을 보기가 싫다. 그리고 이성적으로 머리를 써서 공연 보러 가지 않아야 할 이유를 무수히 늘어놓기 시작한다. 이유야 몇 만가지든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런데 왜 공연을 보러 다녀야 할까? 첫 번째, 마음의 양식이다. 마음의 양식은 책뿐만이 아니다. 사람이 밥과 김치만 먹고 살 수 없다. 다양한 반찬을 골고루 먹어야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정신건강 또한 좋은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해주어야한다. 그 중에 좋은 방법이 바로 공연을 보는 것이다. 진지한 연극을 한 편 보면 연극이 주는 여운이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살면서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 잊고 있었던 중요한..

그 때와 지금,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 아서밀러 <세일즈맨의 죽음> 리뷰

길을 지나가다 폐지 줍는 노인 분을 보았다. 눈 앞의 빌딩도 잘 보이지 않을 만큼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날 마스크 하나 제대로 쓰지 않고 크게 숨을 내 쉬며 리어카를 끌고 계신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니 그분에 대해 연민과 동정이 생기는 것도 잠시, 나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불쑥 찾아왔다. '내가 감히 다른 사람을 동정하거나 걱정할 때가 아니다.' 의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기대수명이 높아지며 나의 세대는 100세까지 산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노동을 통해 소득이 생기는 시기는 정해져 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더 이상 돈을 벌 능력이 없다는 것은 곧 죄악시된다. 냉정하지만 그렇다. '65세에 나와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으면 남은 30년동안 어떻게 돈을 벌어먹고살아야 하지?' 오래 사는 건 축복받은 일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