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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상반기 최고의 유머(feat. 종로 맛집 강원도집)

오늘은 공연, 영화 이야기를 잠시 떠나 직장동료로부터 들은 재밌는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직장동료 A가 중 3때부터 지금까지 약 20년간 다닌 순댓국 맛집이 종로에 있다고 한다. 그 가게의 이름은 '강원도집'. 워낙 오래된 맛집이고, 종로에 있다보니 어르신들이 주고객인 식당이라고한다. A는 사는게 힘이 들때면 종종 그곳에 혼자가서 순댓국 1그릇과 수육 그리고 소주 2병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푼다고 했다. 며칠전 그곳에 방문했고 여전히 노인분들로 가게는 북적였다고 한다. 혼자 구석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넷플릭스로 미드를 보면서 조용히 소주와 밥을 먹고 있는데, 때마침 지인한테 전화가 왔다고 한다. "포기하면 어떡해. 이제와서 그렇게 하면 지금까지 달려온 길이 뭐가 되는거야. 조금만 버텨봐." 하는 일이 힘이 들..

Essay 2021.03.25

무알못을 위한 영화의 이해 - 앵글(feat.로제)

'영알못'이란 이름으로 영화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영화의 이해 글을 계속 쓰고 있었다. '영알못'을 검색하니 '영화'가 아니라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 으로 나와서 글 제목을 바꾸었다. 오늘 같이 알아볼 내용은 '앵글'(angle)이다. 화면 안에 들어오는 피사체의 구성과 함께 알아두면 좋을 내용 중 하나이다. 앵글이란 카메라와 피사체 간의 각도를 말한다. 그래서 앵글의 종류는 크게 하이앵글, 아이레벨, 로우앵글, 버즈아이뷰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이앵글(high angle)이란 카메라를 기준으로 피사체가 아래에 있는 것을 말한다. 위의 이미지와 같이 피사체를 내려다보는 그림이 나온다. 따라서 피사체는 왜소하거나 작아보이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피사체가 카메라를 우러러보면 피사체가 약하게 ..

Film, Movie, Cinema 2021.03.24

LG아트센터, 이전 소식 누가 제일 크게 웃을까? 나야 나

강서구 발산역 뒤로 넘어가면 LG관련 회사가 줄지어 있다. 성냥곽처럼 빽빽히 LG회사 건물이 가득 서있다. 2월 경 추운 겨울 아내와 함께 산책하다가 LG회사들을 지나 마곡 식물원까지 가게 되었다. 마곡 식물원 끝에 엘지아트센터가 있다. 지금은 한창 공사중이다. 찾아보니 22년 이전이라고 한다. 이전에는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는 강서구에 LG아트센터가 오면서 문화향유의 동네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공연을 관람하려면 가장 잘 발달된 곳이 혜화역 부근 대학로 극장이다. 크고 작은 극장이 모여있기 때문에 공연을 보려면 혜화역 근처로 가야했다. 혜화역에서 벗어나 다른 큰 극장을 찾아보면 블루스퀘어, 잠실에 샤롯데정도 생각할 수 있다. 강서구에는 사람들이 많이 올법한 극장이 무어가 있..

따사로운 나날이 귀로 보이다 / 이대현, 희곡 및 공연 <수탉> 리뷰

진작에 했어야 하는 리뷰인데 이제서야 한다. 필자는 공연을 먼저 보았고, 희곡을 읽은 케이스다. 공연은 총 3명이 등장한다. 1명의 사람, 1명의 닭, 1명의 연주자. 닭과 연주자는 대사가 없이 자신의 움직임과, 악기를 통해 장면을 구성하고 만들어간다. 즉 관객과 소통하고 언어로 대화하는 인물은 1명이다. 그래서 흥미롭다. 1인극 같지만 1인극이 아닌 1인극 같은 연극. 줄거리는 이해하기 매우 쉽고 간단하다. 어린아이 은호네 집에 수탉이 한 마리 들어온다. 마당은 은호의 놀이터였는데, 아버지가 데리고 온 수탉이 마당을 차지하며 곤란을 겪는다. 그래서 다시 마당을 찾기 위한 은호와 수탉의 싸움이 이 극의 주된 흐름이다. 중요한 관람 포인트는 은호와 수탉의 싸움이 아니다. 포인트는 대사의 음미다. 쿠엔틴 타..

실패에 관하여(feat. 구글 애드센스)

오늘은 어떤 글을 써야하나 고민하고 있던 찰나 '실패'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진 실패에 대해서 잘 몰랐다. 원하는 고등학교에 갔고, 원하는 대학을 한 번에 붙어서 만족하며 잘 다녔다. 실패라는 걸 몰랐다. 하는 것마다 됐다. A+나오면 좋겠다 하면 A+이 나왔고, 장학금 나와라 하면 장학금이 나왔다. 나는 내가 똑똑하고 잘난 줄 알았다. 그래서 실패했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하고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몰랐다. 27살? 28살? 단번에 붙을 줄 알았던 시험에 떨어지고 정말 힘들었다. 이게 내 인생에 큰 첫 번째 실패였다. 넘어졌을 때 일어나는 법을 몰라 더욱 좌절하여 쓰러져있었다. 시험에 떨어진 나에겐 자신감보다 자괴감과 자기 혐오로 가득찼다. 실패를 몰랐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나만 ..

Essay 2021.03.21

좋은 공연 고르는 법(feat. 연극)

주위 사람으로부터 종종 좋은 공연을 추천해달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극장에서 유행하는 영화는 광고를 많이 한다. 그래서 알고 싶지 않아도 그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나 감독에 대해 비교적 잘 알게된다. 그리고 연극에 비해 영화관은 접근성이 좋아서 자주 볼 수 있다. 영화관에 들락날락하며 부지불식간에 영화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이 생기거나 유지된다. 이러한 지식은 다시 영화관을 찾아가는데 도움을 준다. 보고자 하는 영화를 고를 때는, 감독의 예전 작품이나. 등장하는 배우, 영화 장르, 제작사 등 상대적으로 많은 요소를 기준으로 자신이 볼 영화를 선택한다. 그러나 연극 관람 경험이 적은 사람은 공연을 고를 때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좋은 연출가나, 좋은 배우, 공연의 장르 등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어떤 공연이 ..

영알못을 위한 영화의 이해2 - 헤드룸, 루킹룸, 리드룸(feat.장고)

영화는 이미지를 통해 이야기합니다.그래서 영화가 말하는 방식을 이해하면 영화가 만드는 진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래서 영화의 구도 두번째시간.헤드룸, 루킹룸, 리드룸에 대해서 준비했습니다. 이 세 공간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으면 이 세 공간이 만드는 안정감과 균형감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헤드룸(headroom)이란 피사체 머리로부터 프레임 윗선 사이의 공간을 말합니다. 위의 사진으로 예시를 들자면 중절모와 사진 윗선 사이의 공간이지요.이 공간이 왜 중요할까요?헤드룸이 너무 좁으면 답답해보이고, 헤드룸이 너무 크면 공간이 많이 비어보입니다.그래서 적절한 간격을 맞추는 것이 관건입니다. 다음은 루킹룸(looking room)입니다.배우가 바라보는 공간에 생기는 여백을 말합니다. 배우가 ..

Film, Movie, Cinema 2021.03.19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 / 윤영선 <여행> 리뷰

오랜만에 초, 중, 고 동창을 만나면 반가움이 가장 먼저 앞선다. 그러다 5분 정도 근황을 신나게 24시간 밤샐 기세로신나게 떠들지만 이내 소리가 사라진다. 그도 나도 모두 뻘줌해지는 3초의 정적 순간이 있다. 이후 어색함을 없애고자 자연스레 과거에 있었던 사건, 에피소드를 언급하며 시간을 예전으로 돌린다. 그러면 멈추었던 입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윤영선의 은 고향 친구의 장례식을 가기위해 1박 2일 간의 여정을 다루고 있다. 서울역, 기차 안, 장례식, 화장터, 버스 안, 터미널로 크게 여섯 꼭지로 구분되어 있다. 고인이 된 경주는 삼사관출신 장교에 전역 후 사업을 하다 잘 풀리지 않고 간암을 얻어 죽음을 맞이한다. 모피회사 경영하는 만식, 어떤 회사인지 모르지만 바지 사장으로 추측되는 대철, 외..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feat. 무조건 작가 되는 팁)

티스토리를 시작하며 함께 생각한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바로 '브런치에 글 써보기' 오늘 위와 같은 메일을 받으며 브런치 어플 속 '작가 신청' 버튼이 사라졌습니다. 작가가 되었으니까요.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정이 필요한데요. 1. 자기소개 2. 쓰고자 하는 글의 제목, 목차, 내용 3. 자신이 쓴 글 1~3개 첨부 4. 블로그 등 운영하는 홈페이지 브런치 작가가 되고자 하시는 분들을 위해 1번부터 차근차근 팁을 드리고자 합니다. 1. 자기소개 '저는 OO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라는 시작 문구 많이 생각하실 겁니다. 이 문구만 피하셔도 합격에 가까워지실 겁니다. 내가 쓰고자 하는 글을 쓰기 위해 나는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는 내용의 글이 훨씬 더 와 닿지..

Essay 2021.03.17

Blanc de Blanc 공연 후기

19년 호주 시드니에 신혼여행을 갔었다. 두 사람 다 예술학도였으므로 외국에 나가서 공연을 보자고 얘기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공연 보러 갈거면 진즉에 좀 알아보고 가면 좋았을 걸 왜 그렇게 준비성 없이 갔는지 모를 일이다. 무튼 호주 시드니를 생각하면 오페라 하우스를 빼 놓을 수 없다. 오페라 하우스에서 진행하는 공연을 보자라는 생각으로 예매한 공연. Blanc de blanc. 블랑 드 블랑 이라는 공연이었다. 이거 아니면 오페라 하우스 대극장에서 진행하는 오페라 투란도트를 봐야하는 상황이었는데 둘 다 투란도트는 아니다 싶은 공통된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남은 공연을 택하게 된거다. 포스터다. 파스텔톤으로 부드럽게 처리되어 있지만 옷차림을 보면 자극적이란 걸 알 수 있다. 공연 또한 매우 자극적..

공연을 봐야 하는 이유

귀찮다. 공연보러 가기가. 비싸다. 티켓 가격이. 멀다. 공연장소가. 없다. 같이 갈 사람이. 싫다. 나오는 배우가. 사실 이미 내 마음이 공연을 보기가 싫다. 그리고 이성적으로 머리를 써서 공연 보러 가지 않아야 할 이유를 무수히 늘어놓기 시작한다. 이유야 몇 만가지든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런데 왜 공연을 보러 다녀야 할까? 첫 번째, 마음의 양식이다. 마음의 양식은 책뿐만이 아니다. 사람이 밥과 김치만 먹고 살 수 없다. 다양한 반찬을 골고루 먹어야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정신건강 또한 좋은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해주어야한다. 그 중에 좋은 방법이 바로 공연을 보는 것이다. 진지한 연극을 한 편 보면 연극이 주는 여운이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살면서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 잊고 있었던 중요한..

그 때와 지금,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 아서밀러 <세일즈맨의 죽음> 리뷰

길을 지나가다 폐지 줍는 노인 분을 보았다. 눈 앞의 빌딩도 잘 보이지 않을 만큼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날 마스크 하나 제대로 쓰지 않고 크게 숨을 내 쉬며 리어카를 끌고 계신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니 그분에 대해 연민과 동정이 생기는 것도 잠시, 나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불쑥 찾아왔다. '내가 감히 다른 사람을 동정하거나 걱정할 때가 아니다.' 의학의 발전으로 인간의 기대수명이 높아지며 나의 세대는 100세까지 산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노동을 통해 소득이 생기는 시기는 정해져 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더 이상 돈을 벌 능력이 없다는 것은 곧 죄악시된다. 냉정하지만 그렇다. '65세에 나와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으면 남은 30년동안 어떻게 돈을 벌어먹고살아야 하지?' 오래 사는 건 축복받은 일이지만, ..